환전 스트레스 없는 의외의 '달러 사용' 여행지 3곳
여행 준비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인 환전, 이 고민을 덜어줄 미국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는 특별한 여행지들을 소개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언제나 설레지만, 딱 한 가지 머리 아픈 숙제가 있다면 바로 '환전'일 겁니다. 어느 나라 돈으로 바꿔야 할지, 수수료는 어디가 가장 저렴한지, 현지에서 카드는 잘 통용되는지 등등. 생각만 해도 복잡한 이 과정을 건너뛸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놀랍게도 우리가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미국 달러를 자국 화폐처럼 사용하는 나라들이 꽤 많습니다.
물론 미국령 괌이나 푸에르토리코 같은 곳들은 당연히 달러를 쓰겠죠. 하지만 오늘은 그런 뻔한 곳들 말고, 이름만 들으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러면서도 아주 특별한 매력을 가진 '의외의' 달러 사용 여행지 세 곳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복잡한 환전 스트레스 없이, 두둑한 달러만 챙겨서 훌쩍 떠날 수 있는 곳들로요.
저도 처음엔 "정말?" 하고 몇 번이나 되물었던 곳들입니다. 각 나라가 달러를 사용하게 된 배경을 아는 것도 꽤 흥미로운데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자, 이제 지갑 속 달러가 세계 어디까지 우리를 데려다줄 수 있는지 함께 떠나볼까요?
1. 살아있는 자연의 교과서, 에콰도르
남미 대륙 북서쪽에 자리한 에콰도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갈라파고스 제도'로 가장 유명한 곳일 겁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준 그 신비로운 섬들 말이죠. 하지만 에콰도르의 매력은 갈라파고스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적도(Ecuador)라는 이름처럼 나라 중앙을 적도가 가로지르고, 서쪽으로는 태평양 해안, 중앙에는 안데스 산맥, 동쪽으로는 아마존 열대우림까지. 이 작은 나라 안에 지구의 거의 모든 자연환경이 압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토록 다채로운 자연을 품은 에콰도르가 미국 달러를 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사실 여기에는 아픈 역사가 숨어있습니다. 2000년대 초,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거의 붕괴 직전에 이르자, 에콰도르 정부는 자국 화폐 '수크레'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를 공식 화폐로 도입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습니다. 덕분에 경제는 안정되었고, 여행자들은 환전의 번거로움 없이 남미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죠.
수도 키토의 잘 보존된 구시가지를 걷다가도, 아마존 정글 투어를 하다가도, 갈라파고스에서 바다사자와 함께 수영을 할 때도, 주머니 속 달러를 꺼내기만 하면 됩니다.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동전은 에콰도르에서 자체 제작한 '센타보'인데, 미국 동전과 모양, 크기, 가치가 동일해서 함께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여행 기념품으로 모아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겠네요.
2. 화산과 서핑, 그리고 비트코인? 엘살바도르
중미의 '작은 거인' 엘살바도르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일 수 있습니다. 한때 내전의 아픔을 겪기도 했고, 치안이 불안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여행지로서 주목받지 못했죠.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엘살바도르는 놀라운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서퍼들이 열광하는 태평양의 검은 모래 해변과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수많은 화산들은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합니다.
엘살바도르 역시 2001년부터 경제 안정을 위해 미국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해왔습니다. 덕분에 여행자들은 환전 걱정 없이 이 나라의 숨겨진 매력을 탐험할 수 있죠. 마야 유적지를 방문할 때도, 활화산인 산타아나 화산 꼭대기에 올라 에메랄드빛 칼데라 호수를 감상할 때도 달러만 있으면 됩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엘살바도르가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엘살바도르에서는 달러와 비트코인이 나란히 통용되는 독특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달러를 사용하겠지만, 호기심이 생긴다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합니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가장 현대적인 흐름을 받아들인 엘살바도르의 역동성을 직접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3. 태평양의 숨겨진 보석, 팔라우
'신들의 바다정원'이라 불리는 팔라우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다이빙 성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수백 개의 작은 섬들이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점점이 흩어져 있고, 그 아래에는 형형색색의 산호와 열대어, 그리고 해파리들과 함께 유영할 수 있는 '젤리피쉬 레이크'까지. 팔라우는 자연이 허락한 가장 완벽한 수중 낙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섬나라 팔라우 역시 미국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합니다. 팔라우는 과거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았고, 1994년 독립한 이후에도 미국과 자유연합협정을 맺어 국방과 외교 등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달러가 공식 화폐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팔라우 여행은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입니다. 복잡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직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죠. 스노클링 장비를 빌릴 때도, 무인도에서 즐기는 점심 식사 값을 치를 때도, 다이빙 투어를 예약할 때도 달러로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심지어 팁 문화까지 미국과 비슷해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았다면 10~15% 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미국식 시스템을 경험하는 것, 꽤나 이색적이지 않나요?
여행의 본질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경험하는 데 있습니다. 때로는 낯선 화폐 단위와 씨름하는 것조차 여행의 일부가 되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런 사소한 고민 없이 온전히 여행에만 몰두하고 싶을 때가 있죠.
오늘 소개해드린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팔라우는 바로 그런 순간을 위한 완벽한 여행지가 되어줄 겁니다.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달러를 사용하게 된 이 나라들로의 여행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을 우리에게 선물해 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다음 여행 계획에, 이 특별한 달러 여행지들을 살짝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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