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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 이것만은 꼭! 현지인처럼 즐기는 타파스 완전 정복 가이드

스페인 여행의 꽃, 타파스! 종류가 너무 많아 고민이라면 주목하세요. 실패 없는 현지인 추천 필수 타파스 메뉴와 맛있게 즐기는 꿀팁을 모두 알려드릴게요.

햇살 좋은 날, 테이블 위에 놓인 다채로운 스페인 타파스 요리들
스페인의 맛과 멋, 타파스 하나에 모두 담겨있어요.Source: The Castlebar on Pexels

스페인, 이름만 들어도 뜨거운 태양과 정열적인 플라멩코, 그리고 맛있는 음식의 향연이 떠오르지 않나요? 저에게 스페인은 단연코 '미식의 나라'였고, 그 중심에는 '타파스(Tapas)'가 있었어요. 사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설렜던 순간은 바로 이 타파스 바를 순례하며 현지인처럼 와인 한잔을 즐기는 상상을 할 때였거든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그런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 부푼 마음으로 타파스 바에 들어서면, 빼곡하게 적힌 메뉴판 앞에서 동공 지진이 오기 마련이에요.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이름은 또 왜 이렇게 낯선지. 저 역시 첫 스페인 여행에서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던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타파스는 단순히 '작은 접시 요리'가 아니에요. 점심과 저녁 사이, 출출함을 달래고 친구나 동료와 가볍게 한잔하며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내는 스페인 사람들의 삶 그 자체랍니다.

오늘은 저처럼 타파스 앞에서 작아졌던 경험이 있는 분들을 위해, 혹은 스페인 미식 여행을 완벽하게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어요. 제가 직접 먹어보고 현지인 친구들에게 추천받은, '이것만은 놓치면 후회한다!' 싶은 필수 타파스 리스트와 함께 스페인의 맛과 멋 속으로 떠나볼까요?

1. 타파스의 기본, 실패 없는 클래식 메뉴

수십 가지가 넘는 타파스 앞에서 길을 잃었다면, 가장 기본적이고 클래식한 메뉴부터 시작하는 것이 정답이에요. 스페인 사람들의 소울푸드이자, 어느 바에 가도 빠지지 않는 메뉴들이죠. 이 기본 메뉴들만 알아도 타파스 투어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랍니다.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

뜨거운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함께 지글지글 끓고 있는 통통한 새우 요리, 감바스 알 아히요
지글거리는 소리와 마늘향,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죠!Source: Choi sungwoo on Unsplash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페인 요리를 꼽으라면 단연 '감바스 알 아히요'가 아닐까요? '감바스'는 새우, '아히요'는 마늘 소스를 뜻해요. 이름 그대로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새우, 페페론치노를 넣고 끓여낸 요리인데, 그 맛과 향은 정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졌죠. 뜨거운 뚝배기(카수엘라)에 담겨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봐야 해요.

탱글탱글한 새우를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이 요리의 진짜 주인공은 마늘과 새우 향이 깊게 밴 올리브 오일이에요. 함께 나온 빵을 이 오일에 푹 찍어 먹으면, 빵이 끝도 없이 들어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짭짤하고 고소하면서도 끝 맛이 살짝 매콤해서 시원한 맥주나 화이트 와인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답니다. 스페인 어느 지역, 어느 타파스 바를 가도 기본 이상은 하는 메뉴이니 꼭 주문해 보세요.

파타타스 브라바스 (Patatas Bravas)

바삭하게 튀긴 감자 위에 매콤한 브라바 소스와 하얀 아이올리 소스가 뿌려져 있는 파타타스 브라바스
스페인의 국민 감자튀김, 맥주를 부르는 마성의 맛!Source: Nano Erdozain on Pexels

'용감한 감자'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파타타스 브라바스'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국민 간식이에요. 큼직하게 썬 감자를 바삭하게 튀겨낸 뒤, 매콤한 '브라바 소스'와 부드러운 '아이올리(마늘 마요네즈) 소스'를 함께 곁들여 먹는 요리죠.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포슬포슬한 감자에 매콤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한 번 맛보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자랑해요.

지역이나 가게마다 소스의 레시피가 조금씩 달라서, 어떤 곳은 더 맵게, 어떤 곳은 더 부드럽게 만들기도 해요. 그래서 여러 바를 돌아다니며 우리 동네 떡볶이 맛집 찾듯, 나만의 '인생 브라바스'를 찾아보는 것도 스페인 여행의 소소한 재미 중 하나랍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서, 여러 명이 함께 즐기기 좋은 메뉴로 강력 추천해요.

2. 스페인의 자부심, 하몽과 토마토의 조화

스페인에 왔다면 '하몽(Jamón)'을 맛보지 않고 돌아갈 순 없죠.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 숙성시킨 생햄인 하몽은 스페인 사람들의 자부심이 담긴 식재료예요. 짭조름한 하몽과 신선한 토마토의 조합은 스페인의 태양을 입안 가득 느끼게 해준답니다.

하몽 이베리코 (Jamón Ibérico)

정육점에 여러 개의 하몽 다리가 진열되어 걸려있는 모습
장인의 손길로 오랜 시간 숙성된 하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아요.Source: Wijs (Wise) on Pexels

하몽의 세계는 생각보다 깊고 넓지만, 딱 하나만 기억해야 한다면 단연 '하몽 이베리코'예요. 일반 백돼지로 만든 '하몽 세라노'와 달리, 이베리아 반도의 흑돼지로 만든 최상급 하몽이죠. 특히 도토리를 먹고 자란 흑돼지로 만든 '하몽 이베리코 데 베요타(de Bellota)'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하고 깊은 풍미가 일품이에요.

보통 얇게 저며서 접시에 담아주는데, 그 자체로도 훌륭한 와인 안주가 돼요. 짭짤하고 농축된 감칠맛이 레드 와인의 타닌과 정말 잘 어우러지거든요. 처음에는 그 특유의 향과 짠맛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꼭꼭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한 지방의 풍미를 느끼는 순간, 당신도 하몽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거예요.

판 콘 토마테 (Pan con Tomate)

'빵과 토마토'라는 단순한 이름의 '판 콘 토마테'는 카탈루냐 지방에서 유래한 타파스예요. 하지만 이제는 스페인 전역에서 아침 식사나 애피타이저로 즐겨 먹는 국민 메뉴가 되었죠. 바삭하게 구운 빵 표면에 생마늘을 가볍게 문지른 뒤, 잘 익은 토마토를 반으로 잘라 과육 부분을 쓱쓱 바르고, 최상급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살짝 뿌려 먹는 아주 간단한 요리예요.

하지만 그 맛은 결코 간단하지 않아요. 바삭한 빵의 식감, 은은하게 퍼지는 마늘 향, 상큼한 토마토의 과즙, 그리고 향긋한 올리브 오일의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거든요. 여기에 하몽 몇 조각을 얹어 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스페인의 아침을 이보다 더 완벽하게 시작할 수는 없을 거예요.

3. 놓치면 아쉬운, 개성 만점 타파스

기본 메뉴들을 맛보며 타파스에 조금 익숙해졌다면, 이제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다른 메뉴들에도 도전해볼 차례예요. 해산물, 고기, 채소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개성 넘치는 타파스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또르띠야 데 파타타스 (Tortilla de Patatas)

스페인식 오믈렛인 '또르띠야 데 파타타스'는 감자와 계란만으로 만드는, 스페인 가정집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요리예요. 얇게 썬 감자와 양파를 올리브 오일에 천천히 익힌 뒤, 계란물을 부어 두툼하게 부쳐내죠.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달큰한 감자와 양파가 씹히는 맛이 일품이에요.

따뜻하게 먹어도 맛있고 차갑게 식혀 먹어도 매력 있어서, 타파스 바에서는 보통 조각 케이크처럼 잘라 판매해요. 든든해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고, 바게트 빵 사이에 끼워 샌드위치처럼 먹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엄마의 손맛이 궁금하다면, 주저 말고 또르띠야를 주문해 보세요.

크로케타스 (Croquetas)

겉은 바삭, 속은 크림처럼 부드러운 '크로케타스'는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타파스예요. 베샤멜 소스에 하몽, 닭고기, 새우, 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잘게 다져 넣고 동그랗게 빚어 빵가루를 묻혀 튀겨낸, 우리나라의 고로케와 비슷하죠.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한 튀김옷 안에서 뜨겁고 부드러운 크림이 왈칵 쏟아져 나오는데, 그 고소하고 녹진한 맛에 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특히 하몽을 넣은 '크로케타스 데 하몽'은 짭짤한 감칠맛이 더해져 가장 인기가 많답니다. 가게마다 속 재료가 다르니, 여러 가지 맛을 골고루 맛보는 재미를 놓치지 마세요.

스페인에서의 시간은 유난히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요. 아마도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 그리고 삶의 여유를 즐기는 그들의 문화 덕분이겠죠. 타파스는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스페인의 열정과 여유를 온몸으로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오늘 제가 소개해드린 타파스들을 시작으로, 여러분만의 '최애' 타파스를 찾아가는 즐거운 미식 여행이 되기를,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스페인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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